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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힐링 그 자체

by 개갑이 2022. 10. 18.

4계절을 담다

어느 겨울날, 주인공 혜원은 서울에서의 삶이 힘들어져 자신의 고향으로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혜원이 시골로 내려오게 된 계기는 임용고시를 함께 준비한 남자 친구는 붙고 자신만 떨어져 자존심이 상하고 도시의 인스턴트 음식으로는 혜원의 허기를 달랠 수 없기 때문이다.  혜원이 수능을 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홀연히 사라져 버린 엄마 당연히 오래된 집에 먹을 재료가 없고 혜원은 집 근처 밭에서 배추와 파를 뽑아서 배춧국을 만든다. 조미료가 듬뿍 담긴 도시의 인스턴트 음식에서 느끼기 힘든 자연의 맛이며 이는 혜원이 불안과 열정으로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스스로에게 선물한 따듯한 위로의 한 끼였다. 다음날 초등학교 동창이자 혜원의 소꿉친구인 은숙이 집으로 찾아오고 은숙에 이어 등장한 또 다른 소꿉친구는 도시에서 회사생활을 관두고 아버지의 농장을 이어받아 생활하고 있는 재하이다.  밤에 혼자 자면 무섭다는 말과 함께 새끼 강아지 오구를 선물로 주고 간다.  그 뒤로 이 셋은 자주 혜원의 집에서 놀고먹고 마시며 즐겁게 생활한다.  그렇게 즐겁게 생활하는 것 같았지만 애써 티 내지 않은 감정인 갑자기 사라진 엄마의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보고 싶은 마음도 나타난다. 중간중간 편지를 집으로 보내오는 엄마, 그 편지는 구구절절한 내용이 아니라 감자빵을 만드는 법을 적어 보낸 편지였다. 어렸을 땐 그렇게 졸라도 알려주지 않던 감자빵 레시피를 왜 이제야 그것도 편지로 공개하는 건지 늘 이렇게 엄마의 말과 행동에는 이해하지 못한 의문으로 가득하다.  시골에서 사계절을 지내고 뒤늦게 집에 있던 엄마의 편지를 들여다본 혜원 거기에는 갑자기 사라진 이유와 변명이 아니라 따스한 진심이 숨어있었다.  이처럼 리틀 포레스트는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사계절의 풍경과 함께 허기를 달래주는 다채로운 제철음식들로 상당한 감정적인 포만감을 선사한다. 

한국의 리틀포레스트는 이런 느낌

리틀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며 일본판 리틀포레스트는 1,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김태리, 류준열의 주연인 영화인 게 너무 좋았다. 역할을 너무 찰떡같이 소화해내고 특히 김태리 배우의 털털하고 선한 인상이 이런 힐링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혜원(김태리)은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다가 남자 친구만 시험에 합격하고 자신은 떨어진 것에 대해 실망하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고향으로 내려와 생활하는 역할이며 재하(류준열)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회의감을 느껴 고향에 내려와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우며 작은 과수원을 운영하는 역할, 은숙(진기주)은 혜원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소꿉친구로 고향에 있는 농협에 취직하여 생활하고 있으며 자신도 언젠가는 도시로 떠나 생활하는 게 목표인 밝고 착한 친구로 나오는 역할이다. 한국판과 일본판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비슷하다. 일본판에서는 시골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떠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과 이유를 계속 찾는 느낌이고 겉으로는 잘 사는 듯해 보이지만 마음을 다 잡지 못하면서 지내다가 결국 고향을 떠났다가 나중에 확신을 갖고 다시 돌아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판에서는 혜원이 엄마가 왜 떠났는지 이유를 찾고 싶어 하고 엄마가 어릴 때 해준 음식들을 추억하고 엄마의 향수와 그리움을 계속 생각하게 하며 결국 마지막에는 엄마가 돌아왔다는 듯한 암시를 준다. 혜원의 슬픔과 도시에서의 낯설고 힘든 생활이 엄마로 하여금 안정감을 찾게 되는 이야기가 더 큰 폭을 차지하는 것 같다. 또한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미묘한 삼각관계의 애정 선도 있고 가족 간의 그림움의 정서가 깔려있어 더욱더 공감이 간다. 

제일 중요한 음식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한국판에서는 총 14개의 요리가 나오는데 배춧국, 수제비, 배추전, 삼색 시루떡, 막걸리, 팬지 꽃 파스타, 양배추 샌드위치, 아카시아 꽃 튀김, 오이 콩국수, 떡볶이, 밤 조림, 양파 그라탕, 오코노모야끼, 크렘 브륄레 가 나오고 일본판에서는 봄, 여름, 가을 , 겨울 각각 7개씩 총 28개이지만 중간중간 몇 가지 요리가 더 나와 총 48개 나온다. 두 영화에서는 비슷한 요리가 있고 완전히 다른 요리가 있으며 똑같은 식자재지만 다르게 요리를 하기도 한다. 비슷한 요리로는 밤조림과 수제비가 있으며 똑같은 재료로 다른 음식을 만든 것으로는 혜원은 친구들과 같이 먹기 위해 삼색 시루떡을 만들고 일본에서는 삼색케이크를 만들며 고된 밭일을 하고 마시는 음식으로서 한국판에서는 막거리를 일본판에서는 식혜를 만들어 먹는다.  일본판에서 음식이 더 많은 이유로 일본 리틀포레스트는 2편에 나뉘어 영화가 제작이 되었고 한국판은 1편만 있기에 음식 개수와 만드는 과정이 생략이 좀 더 생략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이 영화는 사계절을 다 담고 있으며 주인공이 요리를 하고 그것을 맛있게 먹는 걸로써 힐링을 느끼게 만드는데 요리의 주 재료는 거의 제철 음식이며 수제비, 배추전, 아카시아 꽃 튀김, 떡볶이, 막걸리, 오코노모야키, 감자빵, 크렘 브륄레, 곶감, 밤조림, 감자빵 등등 모두 혜원이 밭에서 가져와 요리를 하는데 요리하는 방법과 먹는 모습까지 너무 현실성 있게 잘 표현했다. 또한 영화의 촬영지는 경상북도 군위에서 촬영을 했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채소, 고구마, 감자 등 많은 작물들을 키우는데 실제로 스태프들이 직접 키웠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영화 속에 나오는 요리조차 김태리 배우가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극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야겠다" 삶이 힘들고 모든 걸 내려놓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만의 작은 숲이 있다면 그 숲에서 안정감과 따스함과 포만감까지 느끼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공간이 아직 찾아지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생각만 할 수 있더라도 나에게는 큰 힘과 희망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작은 소망이자 꿈은 나중에 은퇴를 하면 시골에 내려가 극 중 등장하면 장면처럼 사계절 내내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고 집 앞에 작은 텃밭을 기르며 사랑하는 사람과 조용하고 잔잔하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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